약밥, 잔칫상에 올라오는 음식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꿀을 약이라 하여 꿀밥을 약반 또는 약밥이라고 했다. 또한 음식에 대해 "약과 음식은 몸에 이롭고 보가 되는 것으로 그 근원은 같다."는 뜻의 약식동원 사상에서 비롯되어 약밥이 밥 중에서 가장 약이 된다 하여 약밥이라고 하고 그 외에도 약주, 약과 등 '약'자가 붙은 음식이 많다. 약밥은 찹쌀밥에 꿀, 참기름, 간장으로 간을 하고 밤, 대추, 잣 등을 섞어서 쪄내 단맛이 나는 밥이다. 주식이라기보다 떡처럼 먹고 정월대보름에 먹는 절식의 하나이다. 정식 레시피로 만들었을 때 찰밥을 짓는 시간, 다 된 재료를 찌는 시간 등을 포함하면 약 5시간가량 걸리는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음식이다.
약밥의 유래에 관한 일화가 있는데 「삼국유사」에 나오는 고사를 보면, 신라 제21대 소지왕 10년 무진년 정월 보름날 임금이 경주 남산의 천천정에 친히 거동했을 때 쥐가 말을 하며 까마귀를 따라가게 했고, 까마귀를 따라간 곳에서 나타난 노인이 봉투를 전해주었다. 신하들이 주워서 봤더니 "이걸 뜯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 사람은 왕이라 생각하고 서찰을 열어보니 "당장 환궁하여 내전 별실에 있는 금갑을 쏘라."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왕과 신하들은 급히 환궁하여 금갑에 활을 쏘았는데, 그 안에서 왕비와 내원의 분수승이 있었고 왕을 죽일 모략을 하고 있었다. 왕은 두 사람을 주살하고 역모를 평정하게 되었다. 이후 왕은 까마귀 덕에 화를 면했다고 은혜를 보답하기 위해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로 정하고, 까마귀 색으로 찰밥을 만들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로 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 지금의 시절 음식이 되었다. 허균의 「도문대작」에는 "정월 보름에 약밥을 까마귀에게 먹이는 것은 경주의 옛 풍속이며 중국인이 이를 고려반이라 하였다."라고 씌어 있다. 또한 조선시대 세시풍속 집에도 약밥은 정월대보름의 시절 음식이며, 신라의 옛 풍속이라 기록되어 있다.
전기밥솥으로 약밥 간단하게 만드는 법
재료: 찹쌀 2컵, 깐 밤 10~12개, 대추 8~10개, 건포도 2Ts, 약밥 양념(대추씨 삶은 물 1과 1/3컵, 진간장 1.5Ts, 소금 1/2ts, 흑설탕 2/3컵, 물엿 2Ts, 계핏가루 1.2ts, 참기름 2Ts), 고명(대추, 잣 등)
1. 먼저 찹쌀을 깨끗이 씻고 물에 4시간 정도 충분히 불려준다. 이때 쌀을 씻으실 때 첫 물의 양은 넉넉히 잡고 빠르게 헹구어서 버려주어야 자체 묵은 냄새가 베어 들지 않는다.
2. 대추는 돌려 깎기 해서 씨를 분리해야 한다. 씨는 물에 넣고 끓여서 밥 지을 물을 만들어 줄 것이니 버리면 안 된다. 그리고 고명에 올라갈 대추 빼고 조각조각 썰어둔다.
3. 물 2컵에 대추씨를 모두 넣고 중불에서 뚜껑을 닫고 20분 이상 푹 끓여 약밥 지을 물을 만들어 준다. 보통 물보다 대추씨 끓인 물을 사용하면 약밥의 풍미가 더 좋아진다.
4. 대추씨를 끓이는 동안 밤은 2~3등분으로 썰어둔다. 밤의 양은 정해진 게 아니니 밤이 많이 들어간 약밥을 좋아한다면 듬뿍 넣어주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줄여줘도 된다.
5. 전기밥솥의 내솥에 충분히 내려둔 찹쌀을 넣고 대추와 밤, 건포도를 모두 넣어준다. 건포도가 달달하기 때문에 만약 건포도가 없어서 생략했다면 설탕을 약간 보충해야 한다.
6. 대추씨 끓인 물 1과 1/3컵에 약밥 양념을 모두 섞어서 내솥에 부어 내용물과 잘 섞어준다. 이때 약밥 물의 흑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고루 잘 섞어서 밥솥에 부어주어야 한다.
7. 밥솥은 압력 찜 모드로 설정해서 조리한다.
8. 취사가 완료되면 약밥을 고루 섞은 다음 용기에 비닐을 깔거나 참기름을 바르시고 완성된 약밥을 모두 부어서 꾹꾹 눌러 모양을 잡는다. 약밥이 식어버리면 모양을 잡기 어려우니 뜨거울 때 해주어야 좋다.
9. 틀에 옮긴 약밥을 충분히 식혀주고 그사이 고명을 얹어준다. 바로 썰면 반듯하게 모양을 잡기 어려우니 썰기 쉽게 1시간 정도 식혀준다. 고명이 얹어질 자리에는 밤이나 대추보다 찹쌀만 있는 것이 접착력이 좋으니 틀에 옮겨 담을 때 그 부분을 감안해서 담아주면 좋다.
10. 충분히 식은 약밥을 참기름으로 바른 칼로 닦아가며 원하는 크기로 썰어준다. 이때 칼을 계속 닦아가며 썰어줘야 반듯하게 자를 수 있다.
11. 랩에 하나하나 싸주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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